아침 6시!
눈을 떴다.
7시에 융프라우를 올라가는 기차를 탈 생각이었다.
6시 반 부터 숙소에서 조식을 준다.
어제 빵을 먹었으니 오늘은 과일과 시리얼 주는걸 먹었다.
먹고 나서 시간이 약간 빠듯해서 허겁지겁 역으로 갔다.
7시가 다되가는데 아직 깊은 한 밤중 같다.
하늘을 보니 별들이 보인다!
어제처럼 구름이 잔뜩 낀 날씨라면 별이 보일리가 없다.
오늘은 맑구나, 하루 기다린 보람이 있군
융프라우요흐
Top of Europe라고 불린다.
3454m로 무진장 높다.
기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올라가는데만 3시간 가량 걸린다.
물론 중간 중간에 스는 마을들이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기차를 타고 어느정도 올라가다보니 슬슬 밖이 푸르스름해진다.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아마 그럴러면
6시 기차를 탔어야 했을 것 같다.
푸르스름하게 비치는 창밖 풍경이 완전 예술 그 자체다.
높고 험한 눈 덮인 산들이 둘러져있고
그 밑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예쁜 집들.
날이 밝으면 더 멋있을 것 같다.
내려올때 꼭 눈겨여 봐야지
[##_Gallery|8019922704.jpg||4263863905.jpg||3469484208.jpg||width="600" height="450"_##]
기차를 2번이나 갈아타고 아니 이제 경사가 제법 있는 듯하게
기차가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 마지막 기차가 중간에 2번 산 구경하라고 내려주는데
첫번째는 그럭저럭 잘 보였는데 두번째는 완전 흐려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거다.
이때부터 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융프라우에 도착.
산소가 지표면의 1/3밖에 없어서 산소부족으로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더니
과연 올라올때부터 뭔가 머리가 아프다 -_- 현기증이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 마침
기차에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와있었다.
우루루 몰려다니는게 웬지 보기 좋지는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뭐
딱히 그렇게 볼 이유가 없다.
여튼 덕택에 나는 가이드 안내도 조금 받았으니 뭐
드디어 융프라우의 관광대에 올라섰다.
근데 이게 웬일?
한쪽편은 아예 하얗게 아무것도 안 보이고
한쪽편은 그나마 보이긴 하지만 조금만 흐리게 보인다 -_-
바람도 거세어서 눈보라가 막 몰아친다.
아 제기랄.
분명 맑았는데?
올라오는 길 내내 구름도 별로 없고해서 아싸 이러고 있었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그래도 재주껏 사진 몇장 찍었는데 어두워서 찍기 힘들었다.
여튼 대강 구경하고 얼음동굴도 있다길래 가서 구경했는데 뭐 이건 별볼일 없었음
[##_Gallery|6793465788.jpg|뿌옇다...|1677473505.jpg||6171380930.jpg||width="600" height="450"_##]
아 잔뜩 실망한 마음을 가진채 다시 휴게실에 내려와서는 털썩 앉았다.
표에 붙어 있는 공짜 라면 교환권으로 신라면 하나 받아 먹으면서.
그러고보니 융프라우는 상당히 한국인에게 편하게 되어있다.
한국여행사 뭐 어디랑 계약이 되어있는지
기차도 올라가는 내내 한국말로 된 안내 방송을 들을 수 있었고
할인쿠폰도 한국에서 발행된 것이었으며
정상 실내에서는 라면도 신라면이다 =_=
작은 신라면 컵라면을 후루룩 먹으면서 고민에 빠졌다.
아 내일 다시 올까, 미쳤냐 돈이 어딨냐 (융프라우 상당히 비싸다 -_-;;)
여기서 몇시간이고 맑아질때까지 기다려볼까
아님 걍 때려칠까
이탈리아 구경하고 다시 올라와서 또 올까
뭐 별별 생각을 다하다가
그곳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날씨가 좋은 편인지 나쁜 편인지
"Very bad"
답변은 이거였다 =_=
그냥 안 좋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안 좋단다
아.. 날 한번 잘 잡았구나.
혹시 기다리면 날씨가 바뀔것 같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허탈.
아 순간 너무 짜증났다.
정말 비싼 돈 주고 올라왔는데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다시 오기도 뭐하고
엽서나 사진들 보면 정말 풍경이 좋던데
바로 코앞에 두고 날 잘 못 잡아서 이렇다니..
그러나 어쩌랴
다시 내려오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중간에 내려오는 길에 그린델발트에서 내려서 구경하기로 결정
내려오는 길은 또 맑더라 -_-
그린델발트도 마찬가지 엄청 맑았다.
아 날씨가 바뀐거 아냐? 하고 융프라우 쪽을 바라보니
그래도 거긴 여전히 구름으로...
여튼 융프라우 때문에 망쳐진 내 기분이
내려오는 동안 보인 풍경과 그린델발트에서의 풍경들이
내 기분을 슬슬 풀리게 해주었다.
스위스는 정말 어딜 바라봐도 그림이다.
그린델발트에서 사진이나 실컷 찍고 내려갔다.
[##_Gallery|8602085806.jpg||8740232676.jpg||8297207050.jpg|여기는 맑은데!!|1266590671.jpg||width="600" height="450"_##]
[##_Gallery|1831044945.jpg||2222787263.jpg||8594779155.jpg|셀카놀이~~ ㅋㅋㅋ|width="600" height="450"_##]
내려와보니 날씨는 정말 끝내주게 맑더라.
후...
너랑 나랑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그냥 인터라켄을 떠나는 기차를 탔다.
이제 루체른으로 향한다.
루체른에도 산이 있으니 그곳에서 희망을 걸어봐야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