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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큰 옷 (1) 2007/07/20
  2. 축하합니다. (14) 2006/10/29

큰 옷

from 끄적/잡념 2007/07/20 03:39
'잡념' 란에 글을 써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얼마전부터 이런 생각이 가끔 들었다.
음.. 그 얼마전이 한 1년 정도 되었나.. 모르겠다.
이런 글을 쓰는 걸로 봐서는 가끔은 아닌 것 같다.


한 아이가, 아직 덜 자란 아이가,
몸집이 아직 작은 아이가
자기 자신의 몸에 맞지도 않은 큰 옷을 입고는
마치 어른인 마냥 행세를 하는 것 같은 그런 모양.
나한테 과분하지만 일단 챙기고보는.


아이는 그렇게 생각했겠지.
어차피 나는 클거니깐, 자라날테니깐 상관없잖아.
지금 이 옷은 나한테 크지만
나는 계속 자라날테고 그럼 언젠간 이 옷은 나한테 딱 맞겠지.
아니, 어쩌면 작아질 수도 있는거겠지.

누군가는 그렇게 얘기할거다.

그렇다면, 니가 다 자란 다음에 그 옷을 입으렴
그 옷은 지금 너에겐 너무 크니,
너에게 맞는 옷을 입으라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그런 옷을 구하기 흔하지 않아서,
그리고 아이는 너무나도 그 옷을 지금 입어보고 싶어서 그럴 수 없다고.
두고보라고, 이 옷보다 더 큰 사람이 될테니.


모르겠다.

아이가 정말 떼를 쓰는건지,
실은 아이에게 지금 입어도 맞는 옷인데
그 사람이 괜히 트집잡는 건지.

아직도 실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한쪽을 택하라면 어느쪽이냐면은 전자라고 생각하겠지.





한 1년전쯤부터 이런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다.
나에게 과분한데 일단 챙기고 겉을 꾸미고난 다음에
아, 나 이런 옷을 입고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자라야지 라고 생각하는 듯한.


그런 생각을 많이한 것 같다.



2007/07/20 03:39 2007/07/20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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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from 끄적/잡념 2006/10/29 06:36
2004년 9월 25일 새벽 2시 쯤
"축하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한 글을 홈페이지에 썼었다.

무슨 글인고 하니
바로 05애들의 합격생 발표소식이 막  들릴 무렵
내가 당시 합격소식을 들었을 때를 회상하며 쓴 글이다.

요새 또 07이 막 들어오는데 생각이 나서 한번 봤다.

당시 글 읽고 애들이 남겨줬던 꼬리말도 참 재밌다.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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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나에게 있어서
POSTECH (혹은 Kaist) 는 정말로 절대적인 존재였다.

나의 가장 큰 목표이자, 꿈이었고
나는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밤낮을 고민하고 생각했었다.

웬지 엄청난 천재들만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은 이곳,
나같은 놈은 감히 발도 못 디딜것 같았던 이곳,
할 수 있는 공부만 재미있게 할 것 같았던 이곳,
순수하게 학문에 열정이 있고
꿈이 있고, 그 꿈을 위해서 순수하게 노력하는 사람들만 있을 것 같았던 이곳,


지금은 내가 다니고 먹고 살고 지내는,
이제 내가 보기엔 그저 평범해 보이는 이곳.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리 고개가 꺽어지도록 우러러보았는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하지만 당시 정말 나에겐 신성할 정도로 여겼던 이곳을
내가 지금 아무렇게도 느끼지 않으며 다니고 있다는 걸
가끔 깨달을 때면 참 신기하다.


우리학교에 대해서 왜 그리 높게만 바라봤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토록 우러러 바라볼 정도로 공부를 못한것도 아니고.
Postech 역시 그저 다른 공부 잘 하는 애들 오는 학교랑 같은데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 최고-_-)b 이긴 하지만.



게다가 더욱 그런 나를 심하게 만들었던 건
그런 곳을 내가 무려 조기전형으로 입학을 목표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고에서 말이다.


그때까지 우리학교에서 조기졸업 학생은 한명도 없었고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없었다.
사실 그런게 있는지 조차 나도 몰랐었다 -_-


그러다보니
나는 고등학교 생활 내내
조기졸업을 목표로 공부한다는 얘기는
가족 외에 그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부끄러우니까 -_-

당시의 내가 들어도 조낸 어이없는 일인데
남들이 들으면 참 건방지다고 생각할까봐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않았었다.
그렇게 몰래 몰래 공부하고 준비했었었다.

그렇게 혼자 준비하고 공부하는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주위에 이런 사람 한명쯤 있어서 조언을 구했으면
마음이나 편했을텐데.

하여튼 덕택에 고등학생 때 내 마음속은
아주 시커멓게, 시커멓게 타들어갔었다.

물론 합격한방으로 말끔히 완치되었지만.
합격하고 나서도 애들한테 얘기 안했던 그때도 떠오른다 =_=a


지금 생각했을 때 더 웃긴건,
이건 처음 얘기하는건데

나는 인성면접으로 우리학교에 입학했다.

인성이라...

고등학생 당시
포항공대 홈페이지의 입학 문의응답 게시판을
수시로 드나들었던 나는
1차를 인성으로 통과한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런 놈들은
내신이 아주 기가막히게 좋거나
솔직히 이걸로도 모자라고
전국급의 상장을 몇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되는걸로 알고 있었다.
아니면 과학고에서 무지 잘했던가 뭐여튼

하여튼 중요한건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전국대회는 커녕 변변찮은
상장하나 제대로 없는 내가,
그렇다고 내신이 만점인것도 아닌내가
인성이 될거라고는 난 정말 자다가라도 잠시 꿈에서라도 생각해본적은 없다.

조기로 합격하는것만 해도 감지덕지인데 말이다.



윗글을 보면
오락실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그 전화가 바로 집에서 엄마가
너 인성 되었다고 전화온거였다.


당시 나는 엄마에게 몇번이고 다시 물어봤었다.
정말이냐고,
그럴리가 없다고 말이다.

정말 5번은 넘게 물어봤었던 것 같다.

엄마가 맞다고 몇번이나 말씀해주시고 나서야
나는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한참을.


웃긴 건 지금 부터다.
내 주위 인성으로 들어온 애들은
인성인걸 알은 순간부터 그냥 놀았다고 한다.

당연하다.
인성된 애 치고 떨어진애가 없거든.

근데 나는 이거 분명 뭔가 잘 못된거라고
놀지 않고 계속 공부했었다. -_-
물론 카이스트는 면접을 봐야했기에 공부한 것도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떨어진적 역사가 없는 인성에서
내가 떨어질까봐 -_- 공부했었다.

솔직히,
당시 친구들한테도 막 자랑하고 싶었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친구들이 이새끼뭐야 라고 생각할수도 있다는것보다도
떨어질까봐-_-였다.


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불쌍한 나다.



난 정말 당시
입학하고 나면 교수님께 꼭 물어볼려고 했었다.
대체 나를 왜 인성으로 넣었냐고 말이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인성 기준이 낮은건가.
아님 모의고사 몇개 집어넣은게 그렇게 도움이 되었나,
아니면 자기소개서를 내가 그렇게 잘 썼나 -_-;;







벌써 07애들이 들어온다.
이제 세학번차이.
후배가 들어오건 말건
아무런 느낌조차 없다.

벌써 그런 위치까지 와버린 나이지만,
대학 입시는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나지만,
간만에 윗 글을 읽으며
그 순간을 떠올렸다.
그 느낌을 다시 기억하고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내 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을.


다시 한번 저런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
정말로.

2006/10/29 06:36 2006/10/29 06:36